커뮤니티

커뮤니티

회원소식

[古典散策]오른손이 한 일, 오른손도 모르게(엄재억의 고전산책)
작성자관리자(test@test.com)작성일2012-05-08조회수1189
파일첨부

 

  영월신문 2012. 5. 8 인용

 

  [古典散策]

 

  오른손이 한 일, 오른손도 모르게

 

원문   泰伯, 其可謂至德也已矣. 三以天下讓, 民無得而稱焉.        

         태백, 기가위지덕야이의. 삼이천하양, 민무득이칭언          

 

  -풀이  

 태백은 더할 나위 없는 덕을 지닌 분이라 할 만하다. 세 번이나 천하의 통치권을 양보했지만 백성들 중 아무도 그를 칭송한 이가 없었으니. 

  -길잡이   공자의 말이다. 주나라 시조인 후직后稷 기棄의 13세손인 태왕大王, 즉 고공단보古公亶父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 태백은 바로 그 맏아들이다. 둘째는 우중虞仲(仲雍), 셋째가 계력季歷(王季)이다. 그의 아들이 창昌, 즉 문왕이고 문왕의 아들이 발發, 즉 무왕이다.     

 셋째에게 왕위가 승계된 내막을 이해하려면 사기-주본기의 내용을 참고해야 한다. 고공단보의 막내아들 계력은 태임太任을 아내로 맞이하는데 태임이 창을 낳았을 때 성스러운 길조가 있었다(율곡 이이의 어머니는 바로 그 태임을 스승으로 삼는다는 뜻에서 사임당으로 호를 삼았다). 

 그러자 고공단보는 창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했다. 이에 태백과 우중은 아우인 계력과 그의 아들 창에게 왕위를 계승시키려는 고공단보의 심중을 알아채고는 형만(오나라와 월나라)으로 달아나서 문신을 하고 머리털을 짧게 잘랐다. 고공단보의 뜻대로 왕위는 계력과 창에게 계승되었고 마침내 창(문왕)은 천하의 2/3를 차지하게 된다.   

  천하의 대세를 장악하고서도 역성혁명을 기도하지 않고 은나라에 복종한 사실을 공자는 태백 20 에서 재차 극찬한다. 우중은 미자 8 에서도 일민逸民, 즉 세상과 거리를 둔 사람으로 거론된다. 참고로, 처음 사양하는 것을 예사禮辭, 두 번째는 고사固辭, 세 번째는 종사終辭라고 한다.    

  -깊이읽기   "또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어떤 법에도 머문 바 없이 보시를 행해야 한다" 금강반야바라밀경-묘행무주분.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말라. (…)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그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성서-마태오의 복음서 6장 1~4절.    '타자를 의식하지 말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행을 베풀라. 

 그러면서도 자신의 선행을 기억하지 말라. 그것이야말로 지고의 선행이다.' 이 가르침은 세계의 거의 모든 종교의 공통인 듯하다. 연말이면 자선냄비에 거액을 기부하면서도 누가 알세라 이름도 얼굴도 드러내지 않는 이들의 소식이 들리곤 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오른손도 모르게 하려는 성자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죽기 전에 이미 하늘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글·엄

 

 

       재억∥인문고전사랑방 “동인同人”(http://edongin.kr) 주인

이전글 강릉영동지역 종친회 제56차 정기총회 안내
다음글 명석 종친 영월군장애인 유공자 표창